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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일기>/[Life in USA]

Thanksgiving 연휴 쯔음 내 감정 그리고 이번 주말 해프닝

by Aggies '19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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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프랑 이야기를 하다가 "이건 꼭 블로그에 남겨 시간이 지나서 읽을 수 있게 해야지"라고 했었던 소재였는데 미국 온뒤로 항상 11월 쯔음 그러니까 Thanksgiving 연휴가 다가오면 항상 알 수 없이 우울하고 침울하고 그런 감정을 느꼈다. 나는 별 생각없이 매번 이런 이야기를 와이프한테 건냈던 것 같은데 와이프 왈 "그냥 한국이 그리워서 그러는 게지. 이제는 여러번 들어서 걱정도 안함" 이러길래 혼자 운전하면서 피식했다.

  진짜 그런건가라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지금 감정을 포스트에 간략하게 담아놓고 내년에 보면 와이프 말이 맞네라면서 무릎을 탁 칠 수도 있기에 몇 글자 끄적인다. 올해도 한 달반 가량 남은셈인데 일적으로는 3가지 다른 회사를 다녀봤고 (이직을 두번했기에) 개인적으로는 인생 일대 가장 힘든 7월 한 달의 백수 생활과 가장 슬픈 7월 내 생일을 보냈고 (입사 지연으로 인해) 생활적인 면으로는 텍사스 달라스로 이사와서 좋은 분들을 만났다.

  '내 군 생활이 제일 힘들었고 내가 지금 겪는 시련이 제일 힘들고'라는 말처럼 언제든 주어진 상황에서만 판단했을 때 내가 제일 힘들다. 이제 3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나를 돌아보면 '뇌리를 스치며 내가 힘들었던 상황은 이 것'. 이라 말할 수 없는 걸 보면 그 당시에는 힘들었을 지언정 남이 보기엔 중간은 가는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와이프랑 나랑 미국와서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운이 좋아서"라는 말이다. 텍사스에서 저 멀리 플로리다까지 이사를 가긴 했지만 코로나를 피해서 (졸업 시점과 맞물려 갑자기 고용 시장이 얼어붙음) 병원에 취직했었고, 플로리다 게인즈빌에서 살면서 계약 직전까지 갔던 한 집을 계약하지 않았던 것 (builder의 실수로 계약서를 보내지 않았던 것, 그리고 큰 애가 갑자기 그 집을 보고오는 도중 차에서 구토를 했던 것),  게인즈빌의 집을 팜과 동시에 텍사스에 집을 산 것 (한국에서 이 모든 일을 진행했었어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 게인즈빌은 집 매매의 막차를 탔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은행입사 지연. 솔직히 7월 한 달 그리고 8월 첫 주까지는 정말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단순히 입사 지연이 아니고 은행내 recruiter와의 문제가 컸다고 본다. 본인이 저지른 일을 수습하기 위해 끊임없는 거짓말의 연속. 대단한 민족성이 아닐 수 없는데....

  지금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 recruiter가 그럴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은 역시나 들지 않고 거짓과 뻔뻔함으로 무장한 그들이 참 꼴뵈기 싫다. 그런데 이런 입사지연 때문에 와이프가 부랴부랴 일을 찾으면서 사업하시는 형님과 누님을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아마도 이런 좋은 분들 만날 수 있도록 생긴 해프닝이 아닐까 하는 좋은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나보다도 12살 위인 형님과 누님인데 만나서 식사하고 자리를 갖으면 너무 재미있다. 외로운 이민 생활에서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을 찾았다고나 할까?

  일식집을 운영하시는 형님 부부인데 가게 확장으로 신경쓰시는게 참 많다. 세상만사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데 지난 주 금요일에는 형님이 전화를 주셔서 도움을 요청하셨다. 내용은 가게 확장으로 POS를 추가 설치하는데 설치를 담당하는 테크니션이 가게에서 사용중인 라우터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아침부터 문제 해결을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되지라는 질문이었다. 1-2분 통화를 했는데 그럴리가 없는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들었다. 첫 째를 픽업하러 가는 길이여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만 답변드렸는데 전화를 끊고 다니 괜히 찜찜한 생각이 들어 테크니션 못가게 막아두고 내가 아이만 픽업하고 가게로 간다고 말씀드렸다.

  가게에 가서 보니 테크니션은 현장에 나오면서 노트북도 들고오지 않고 한숨만 쉬면서 뭘하고 있나 싶었는데 대충 내용을 들어보니 라우터 용량이 문제라서 우리가 새로 설치한 POS가 정상작동을 안한다는 것. 그래서 라우터를 새로 구매해놓으면 우리가 다시 오겠다라는 형태로 말을 하고 가려고 하는걸 내가 말해서 잡아두신것 같았다. 심지어 사야하는 라우터도 지정해줬다는데 지정한 라우터보다 더 스펙이 좋은 것임에도 이렇게 안좋은걸 사면 어떡해하냐는 핀잔에 "이 사람 뭐지?"라는 의심병이 발동했다. 역시 몇 마디 섞어보니 네트워크 쪽 지식이 전무하고 월요일부터 남의 핑계되면서 문제해결을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예를 들면, 랜 케이블이 부족해서 POS 설치를 못한다 또는 라우터 용량이 부족해 안된다 등등. 어떻게 그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인데 라우터에 엉뚱한 정보를 설정해놓고 본인은 나몰라라 하는 그 분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다. 무엇보다 IP 주소만 올바르게 할당되면 동작하는 POS 기계인걸로 알고있는데 본인들 제품은 특이해서 별도의 설정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무엇이 어떻게 필요한지 물어보면 본인이 일하는 방법이 있는데 내가 와서 이렇게 질문하면 일을 진행을 못한단다. 겸손하게 옆에서 장애처리 서포트만 할려고 했는데 첫째는 이러고 있다가는 집에 영영 못갈거 같아서, 그리고 둘째는 아는것도 쥐뿔도 없는 사람이 예의도 없길래 하시던거 멈추고 내가 진단하고 뭐가 문제인지 알려드린다고 했다. 라우터에서 IP가 어떻게 할당되는지 각 POS 장치마다 IP를 정적으로 설정하면 어떻게 되는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분이 형님네 부부 탓만 하면서 3일을 애간장 태운게 참 화가났다. 결론은 라우터 오설정을 확인해 문제는 해결.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각 POS에 IP 주소를 이렇게 세팅했다라는 리스트, 그리고 지금까지 장애처리한 결과물 정도는 공유를 해줘야하는데 장애처리라곤 장비 리셋밖에 힌게 없고 남탓만 했으니 답답한 사람이다. 한술 더떠 S사 데이터센터 출신 메니저인데 어쩌고 저쩌고는 왜 말하고 다닐까? 빈 수레가 역시나 요란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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