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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일기>/[Life in USA]

한국어 그리고 영어

by Aggies '19 2022.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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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째 딸은 어릴 때부터 언어 발달이 빠르편이었다. 아무래도 양가의 할머니, 할아버지랑 지내는 시간도 많아서 자연스럽게 외부 자극이 많았다. 첫 째가 약 19개월이 되던시점 나는 미국을 왔다. 그리고 1년 후 아주 성급하고 지금 생각하면 매우 쓸때 없는 걱정이었지만 영어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었다.

  요즘엔 과거의 내 고민이 얼마나 쓸 때 없었던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낀다. 플로리다에서 VPK 선생님을 잘 만나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진것도 있겠지만 K학년에 입학하고 나서는 모든지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VPK를 하면서도 종종 "아빠는 왜 이렇게 영어를 못해?" 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더 많이한다. 솔직히 나보다 잘 하는 것도 맞고 그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좋고 귀여울 따름이다.

  요즘 나와 와이프의 걱정은 한국말을 잊어 먹는 부분. 미국에서 계속 살 것이니 한국어를 정말 잘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또래와 사용할 기회가 적어지면 당연히 한국어 능력이 퇴화하는 것도 당연한 부분.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둘이 공통적으로 염려하는 것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날 때 대화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언제부터인가 첫 째가 집에서도 영어를 하는 횟수가 늘기 시작하더니 근래엔 툭 치면 한국어 보다는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몇번 집에서는 한국말 사용하기라는 주의를 주었지만 본인도 무의식적으로 영어가 나온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해주는 첫 째에게도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못하는 영어로 까분다고 한국어를 아이에게 덜 사용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어를 조금 못한다고 문제될것 없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어린 나이이고 두 가지 언어를 병행사용하면 두 가지 언어 구사에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하고 있기에 욕심을 내고 있다. 

  첫 째가 더 어릴때는 언어사용에 대한 양육을 굉장히 조심했다. 왜냐하면 부모의 표현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자칫하면 아이들이 영어를 사용하는건 나쁜건가봐 또는 잘못된건가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까라는 이유때문이었다. 물론, 지금은 첫 째에게 왜 한국말을 집에서 쓰는게 왜 좋은지에 대해 이유에 대해 자세히 공유하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해서 문제가 없긴 하지만 말이다.

  아마 JTBC에서 제작된 예능 프로그램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방인"을 꽤나 재미있게 시청했었다.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 타국에서 사는 삶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는다. 특히 추신수 선수 자녀들을 보면서 부모가 노력하면 아이들이 한국말 계속 쓸 수 있게 해줄 수 있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가 요즘 비슷한 상황이다. 나는 아들이 없으니 추신수 선수처럼 "영어쓰면 이제 밥 안준다"라는 장난섞인 윽박은 못 지르겠지만 각 가정마다 고민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나는 또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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