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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일기>/[미국유학]

#2-1. Job fair 그리고 동아리

by Aggies '19 2020.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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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연히 링크드인에 올라온 글 중에 공감가는 내용이 있었다.

요약하면 99% 나는 실패했고, 그 실패는 인생에 있어서 당연한 것이고 그걸 딛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게 중요하다. 뭐 이런 이야기였다. 잘 알지만 실패가 반복되고 정신적인 데미지가 쌓이면 묵묵히 간다는것도 참 쉽지않다.

 

나는 앞서서 올린 포스트에서 본 것과 같이 3학기로 석사학위를 마쳤고 3학기 내내 Job fair를 다녔다.

아무것도 모른채로 첫 학기 Computer Science 학부에서 진행하는 Job fair를 참석했다. 결과는 창피함 가득을 얻었다.

 

Job fair를 준비도 안된 채로 임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준비가 안된 채라 한다면

  1. 촌스러운 디자인에 담긴 두 장짜리 CV
  2. 최소한의 인터뷰 질문도 준비하지 않은 나

지금 생각해보면 건방짐 그 자체였던 것 같다. 수업 때마다 교수님들께서 CS는 인턴쉽 합격률이 50% 수준이라 하셨고 어렵지 않게 Job fair에서 인턴쉽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바보같이 믿었다. 대전제인 준비된 사람이라는 조건은 생각지도 않고 말이다.

 

나는 ISP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근무했기에 내가 찾는 직업의 도메인은 당연히 네트워크 엔지어였다. 하지만 CS 학부로 Job fair를 오는 기업 담당자들은 Software Engineer를 찾는다. 그러니 내가 작성한 CV는 그들에게 전혀 어필될 수 없는 CV였고, 쉽게 말해서 엉뚱한 우리집 열쇠로 기업의 문을 열려고 하는 시도였다.

 

그 이후 공대 전체 Job fair를 참석해보았다. 역시나 CV는 열심히 돌렸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는 시간이었다. 근데 내게 한 가지 수확은 있었다.

"아니 무슨 두 장짜리 CV?" 한국어로 순화해서 표현했지만 그 때의 뉘앙스는 "뭐 이딴걸 주냐. 네 CV는 바로 버려질거야!" 이러했다. 그 때는 정말 속으로 욕을 헤대었지만 그 계기로 나는 CV를 크게 수정했다. 구체적인 수치와 업무의 결과를 나타내는 한 장의 CV로 말이다.

 

그렇게 첫 학기의 Job fair를 상큼하게 말아먹고 나서 드는 첫 생각은 "직장 구하기 힘들 것 같은데!" 라는 부정적인 마인드였다. Job fair를 돌아다녀도 Network engineer라는 포지션은 정말 찾기 힘들었고 갑자기 SE 포지션으로 바꿀려면 코딩 테스트를 준비해야 하는데 Network engineer에서 automation을 원했던 나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그렇게 두 번째 봄 학기의 Job fair 시작 전 Career center를 방문해서 CV에 대한 첨삭을 받은 후 참석했다. 결과는 작년과 대동소이했다. HR 담당자들의 립 서비스에 행복고문을 받았다는 정도만 큰 차이일뿐. Job fair 참석 전에 기업에 대한 조사를 간단하게 하고 참여해서 Network Engineer 관련 직무가 있으면 그 기업은 부스는 꼭 방문했다. CV를 주면 알 수 없는 체킹을 하고 직장경력이 있으니 interesting한 candidate 이다라는 행복고문과 함께 CV는 버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SE 직업군이 대다수였고 내가 크게 어필할 기술력이 없었다.

 

나는 봄 학기를 시작하면서 Cyber security 동아리에 참가했다. 학부생들이 주를 이루는 동아리이지만 대학원생도 참여가 가능했기에 매 주 두시간 정도 간단한 실습과 보안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우연히 어느날 중고자동차 경매를 하는 회사에서 기업설명회가 있어 참여했고 설명회 이후 담당자를 만나서 CV를 내며 인터쉽을 알아본다고 용기있게 말했다.

 

이틀 뒤, 인턴쉽 인터뷰를 보자고 연락이 왔고 그 기업설명회를 한 담당자는 최고정보책임자, CISO였다. C레벨 임원이 CV를 받아서 HR에 넘겨줘서 인터뷰가 잡혔던 재미있는 프로세스였다. 결과는? 탈락했다.

 

1차 면접은 3 가지 다른 팀(네트워크, 어플리케이션, Incident response) 매니저와 CISO가 참석한 자리였고 기술면접과 인성면접이 섞인 1시간 화상면접이었다. IR팀 매니저의 질문만 거의 대답을 하지 못했고 나머지 두 팀은 면접을 잘 이끌고 나갔다. 2차 면접은 네트워크와 어플리케이션 팀에서 나를 인터뷰 보았는데 쉬운 질문도 버벅이며 실수를 반복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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