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새로운 것에 대해서 겁이 많은 편이다. 한 마디로 소심한 편이다. 하지만 변화를 걱정하거나 새로운 것에 대한 걸 배척하지는 않으려 노력한다. 최대한 흡수하려고 배우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점심 식사는 대체로 혼자하는 편인데 대체로 식사 후엔 캠퍼스를 걸어다닌다. 업무에 대한 생각들은 한켠으로 밀어두고 내 스스로 그리고 가족에 대한 생각을 하는 편이다. 문득, 좋은 아버지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퇴근 후 아이와 잘 놀아주면 되는건가? 본인이 하고싶다는 것을 시켜주는 건가? 엄밀히 말해서 정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좋은 아버지의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는 남과 비교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YouTube에서 '빼빼가족 유라시아 횡단기'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되었다. 작은 미니버스를 이용해 유라시아를 횡단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인데 처음엔 고생을 사서 하는 가족이라는 색안경으로 보게 되었는데 내 생각은 유라시아 횡단 기간동안 운전을 담당하던 아버지의 인터뷰의 한 답변을 듣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명함에 아버지라는 직함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부장님, 사장님이 아닌 아버지라는 직함이"
높은 연봉 받아서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 먹고 싶다는 것 잘 사주면 내 책임의 많은 부분을 달성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내 자신이 다소 부끄럽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적절한 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간단하게 국수가 먹고 싶다는 아이에게 비싼 소고기를 구워 야채와 함께 주며 이 것이 더 좋은 것이다라고 알려줬던 날이 나는 생각난다. 물론, 여전히 밀가루 음식보다 소고기를 구워 먹는편이 좋다고 생각은 하나 아이의 시선으로 그리고 아이의 니즈로는 담백한 멸치 국수 한 그릇이 비싼 소고기 보다 그 날은 맛있고, 비싸고, 그리고 좋은 음식이었을 지도 모른다. 결국 이 다큐멘터리 속 부모님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고 발생하는 문제를 아이들이 직접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하는 것 때문에 시작한 여행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은 나도 십분 공감하고 동의하는 부분이다. 매사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와 어려움을 정확히 판단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어떤 일은 하던지 기초가 된다고 생각하기에 나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이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만들어 줄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옛말처럼 내가 무심코 하는 행동 그리고 말투는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나 내가 가진 단점이 아이들에게 우연찮게 보일 때는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배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러한 고민이 고민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주절주절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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