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릴 때 국내, 해외 상관없이 여행도 많이 다니면 좋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 좋다. 반대로 그런걸 기억도 못하는데 좀 커서 가는게 좋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도 첫 째가 3살 정도일때는 후자의 주장을 하던 쪽이다. 나이가 어린 아이와 함께 여행에 가면 제한적인 상황도 생기고 여행지도 아이들을 위한 놀거리가 있는 곳 또는 보여줄만한 곳이 있는곳으로 정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이런 상황을 놓고 여행에 제한이 생긴다 또는 그 여행지를 100프로 즐길 수 없네라는 생각을 했던게 사실이다. 반면 요즘에는 이런 생각이 전자로 바뀌었다. 오늘은 첫 째 아이 학교에서 Donuts with Grown-up 이라는 행사가 있어서 아침 일찍 아이와 함께 등교를 했다. 7:15분 부터 학교 Cafeteria에서 도넛과 커피를 한잔 아이와 같이 먹는 날.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우리 큰 딸이지만 일어나자 마자 폴짝폴짝 뛰며 옷 입고 학교갈 준비를 하는 아이를 보니 괜스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정말 쿨한 우리 딸은 도넛을 먹자마자 본인은 반으로 돌아간다고 말하며 재촉했다. 우리는 일찍 들어와서 조금더 이야기를 나눠도 된다고 딸 아이를 달랬지만 역시 쿨하다. 다 먹었기에 반으로 가야한단다. 별 것 아닌 행사였지만 그리고 아주 짧게 아이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었지만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좋은 기운을 받아 회사에 출근해서 내 핸드폰으로 온 알림을 확인했다. 7년 전 내가 법륜스님의 말씀을 공유했다는 알림이 Facebook에 떴다.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늘 좋게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미 일어나 버린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실수마저도 경험으로 축적이 되어 결국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라는 글귀였는데 나는 특히나 부정적 편향에 영향을 대단히 많이 받는 사람으로 어떤 안좋은 일이 생기면 그걸 긍정적으로 보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는다. 회사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이런 좋은 글귀를 읽어서인지 아니면 내가 한 살 더 먹으며 사람이 유해진 건지 모르겠지만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오늘이면 새로운 팀으로 인사 이동한지 정확히 두 달이 되는 날. 이전 팀 보다는 업무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아서 정신없이 매일을 보내고 있지만 이 팀에는 toxic한 팀원 몇 명이 있다. 불만을 많이 늘어놓거나 바쁜척은 많이하는데 실속은 없는 빈수레. 과거의 나라면 아니 정말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도 못하는게 불만은 드럽게 많아요 라던가 또는 입으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속단 후 그들과 가까이 지내지 않았다. 물론, 그들과 업무적인 교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배제하고 그들과 교류한다. 법륜 스님의 말씀을 적용시켜서 좋게 생각하려 해보니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라 그럴 수도 있겠네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마음이 굉장히 편했다. 아직 사람을 대하는 스킬은 더많이 발전시켜야 하나 그래도 나이를 헛먹고 있지는 않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기분은 좋았다.
다시 첫째 딸 아이 이야기로 돌아가면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중인데 매 학기마다 연주회가 있다. 작년 겨울에 하고 이번에는 안하고 싶다고 강하게 이야기 하길래 알았다고 했는데 갑자기 이녀석이 마음을 바꿨다. 이번에는 본인이 좋아하는 Luigi mansion 3라는 게임의 한 테마송을 연주하기로 했다. 우연히 왜 생각을 바꿨는지 물어보니 작년 겨울 연주회가 끝나고 우리 가족은 한 카페로 향했다. 레몬에이드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곰 모양 얼음을 얼려서 같이 주는 카페였는데 거기를 연주회 끝나고 또 가고싶어서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내게는 레몬에이드 한잔이었지만 아이에게는 또 가고 싶을 정도로 좋은 기억이라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아이의 순수함을 참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법륜 스님의 이야기를 다시 읽다보니 내게 더 울림이 컸던것 같다.
아이들은 언제나 좋은 기억을 먹고산다는 것을 또 느낀 지금 아이들과는 더 많은 좋은 기억을 내 스스로는 주어진 것을 늘 좋게 생각하는 노력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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