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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일기>/[Life in USA]

럭키의 탄생

by Aggies '19 2020.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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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럭키의 출산은 미국에서 하려 했으나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해서 급하게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임신 20추 정도 되었던 시점으로 나는 기억한다. 이후 비행기를 타기에 조금은 덜 부담스러운 시점인 럭키가 100일 때 남편이 한국에 들어와서 함께 미국으로 출국하는 계획을 세웠다.

 

첫 째를 출산하기 직전에도 그랬지만 럭키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나는 36주부터 매일 짐볼 운동을 했고 6층인 우리 집까지는 계단을 이용했다. 역시 출산은 내가 결정하는 바가 아니니...

39주 차에 유도 분만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솔직한 심정은 두 번째 출산이었고 유도 분만으로 수월하게 출산할 수 있지 않을까였다. 또, 의사 선생님도 그러셨는데... 또르르.... 전혀...  아니었고... 너무 힘들었다 😭

첫 째는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었고 친정 엄마는 첫 째를 챙겨야 해서 나는 남편 없이 친정 아빠랑 병원에 8:30am에 입원 수속을 했다. 우두커니 서서 뻘줌하게 계시는 아빠가 그래서 그냥 가라고 말씀드렸다. 09:30am에 유도분만 주사를  맞고 나니 조금씩 진통이 시작되었지만 자궁문은 3센티에서 더 열리지 않았다. 자궁은 안 열리고 진통만 있어 결국 무통을 놔달라고 했다. 첫 째를 출산한 분당 여성 제일병원에서는 자궁문이 4센티 이상 열려야 무통주사를 투여해줬던 거 같은데 수지 미래산부인과에서는 특별한 제한 조건은 없었다.

 

처음에는 무통 천국이었지만 자궁은 계속 열리지 않고 시간은 늦어지고 애는 나올 생각조차 없고... 그러다가 오후 3시에 내진할 때 자궁 5센티 열렸는데 자궁이 아직 단단해서 오늘 애 낳는 게 힘들 수도 있다 해서 완전 좌절... ㅠ 이쯤이면 출산하고 병실로 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흑흑 ㅠ 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첫 째가 가뜩이나 엄마, 아빠 없는 환경이라 부담스러워할 텐데 온갖 걱정거리가 머릿속에 한 가득이었다.

 

첫 째 어린이집 4시에 픽업이라 친정 아빠한테 급히 부탁했고... 간호사한테 오늘 꼭 낳아야 한다고 방법 없냐고 했더니 내진을 통해서 시도했다. 그래서 미친 듯이 힘을 주었고 4시쯤 다시 무통 주사를 맞으면서 체크업을 했을 때 양수가 터졌다. 이제는 출산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 듣고 바로 출산준비 시작!!


내진할 때마다 힘을 줘서 그런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머리가 나왔는데... 도저히 힘을 못 내니 간호사가 결국 배 위로 올라가서 푸쉬푸쉬. 드디어!!! 감격의 순간 4:56 pm 3.19kg 럭키 탄생!!!


이번 출산은 그냥 너무 힘들었다😭 힘들고 힘들고 힘들었다.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남편 없이 혼자 출산해야 되는 상황도 슬프지 않았다 ㅠ 
그냥 아 끝났다 시원하다 우리 엄마가 지우 저녁을 챙겨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 첫째와 다르게 엄청난 감격의 순간보다는 마냥 이뻤다. 사랑 그 자체였음❤️

그렇게 럭키를 출산 후 나는 병실로 향했고 친정 엄마는 집으로 갈 수 있었다. 간호사들은 첫날은 출혈이 있을 수도 있어 보호자가 있는 걸 권했지만... 나는 친정아빠랑 있을 첫째 생각뿐이라 그냥 혼자 있기로 했다. 

 

출산 후 4시간 안으로 소변을 시원하게 봐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소변은 봤으나 시원하지 못했다. 또르르르 ㅠ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면 오줌 줄을 꽂아야 한다고 했는데 솔직히 이때까지는 심각성을 몰랐다. 

무통 주사의 부작용 아닌 부작용으로 번거로운 생활의 시작이라니 ㅠㅠ

코로나로 인해서 아이를 만나는 것이 더더욱 힘든데 오줌 줄로 인해서 신생아실로 가지도 못했다. 그리고 혼자서 소변줄 끼고 병실생활...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원래 가만히 있는 것 역시 좋아하지 않는 나는 많이 움직이려 했고 솔직히 샤워까지 했으니 뭐... 

 

이제 나는 건강한 둘 째까지 출산한 세상 행복한 두 딸 맘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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