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어머니 따라서 절에 종종 드나들었고 법당에 들어서서 이쪽 저쪽에 삼배를 하던 어릴 적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그리고 "법성"이라는 내 법명도 존재한다는 정도. 주기적으로 절을 나가는 것도 아니고 더불어 해외생활을 하고 있으니 절에 가는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정말 내 마음이 힘들고 고될때 스님들이 독송하는 반야심경을 유투브로 켜놓고 나도 따라 읽으면 찰나이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 두 딸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행동에 크게 변함이 없어보여 내가 솔선수범 하기로 했다. 또, 다가올 미래에는 AI라는 툴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 우수한 인재라고 생각하기에 독서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AI 툴을 잘 이용하려면 기계를 잘 이용해 먹어야 한다. 즉, 디테일한 명령 또는 다양한 parameter를 줄수록 내가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의 완성도는 높아질텐데 그럴러면 독서가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내가 검색으로 우연히 알게된 책이 바로 "누구에게나 세 번의 대운은 반드시 찾아온다"이다.
나는 귀가 얇은 편이라 사주풀이도 꽤 잘 믿는다. 이런 나의 성격을 아셔서 그러셨겠지만 우리 어머니는 내 사주를 봤다고 이야기하시면서 거두 절미하고 백 만분의 1의 확률로 태어날 만한 대단한 사람이라고 초(超) 과대 포장으로 일축하셨다. 고2 ~ 고3 때 있었던 해프닝으로 기억하는데 지금보면 팔랑귀인 아들에게 곧이 곧대로의 정보는 오히려 독이될까 싶어서 과감한 내용삭제와 더불어 좋은 것만 아주 부풀려 이야기해주신게 아닐까? 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콧방귀를 뀌면서 내가 대단한 사람일리가 없지라고 겉으로는 말했지만 속으로는 매우 우쭐하며 또 한동안 열심히 공부에 매진할 에너지를 얻었던 것 같다.
나는 자기계발 도서를 매우 싫어한다. 이유는 뻔한 이야기의 나열이라는 점과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나라는 identity가 사라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성공과 부를 축적하신 분들의 좋은 이야기지만 "다른" 나와의 환경은 고려되지 않은채 그 분들의 삶을 벤치마킹하면 내가 아닌 삶을 사는것 아닌가라는 의구심 때문이다. 친한 불알 친구들이랑 맥주 한잔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러니까 너가 우리랑 노는거지"라고 껄껄대며 웃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꼰대인가라는 생각도 문득 든다. 그런데 이 책을 사게된 이유는 휴가로 한국에 방문했을 때 서점에 들렸다. 처가집 주변 서점에 한권 재고로 있길래 찾아서 20~30페이지 정도 읽었다. 자기계발 도서로 분류되어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가 기대했던 책의 전개와는 달라 흥미를 느껴 바로 구매했다.
이틀 정도만에 완독을 한 것 같은데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글귀는 딱 두 가지. "라면을 먹고 자면 다음날 얼굴이 붓는다" 그리고 "삶은 고통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선택과 하는 일들이 미래의 결과로 다가온다. 좋은 결과일지 아닌지는 바람이 불어 파도를 잘 타고 있는 내 모습과 빨간불이 켜져 내상을 줄여야 해 멈춰 있는 나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건 나는 내 운명에 주체였다는 점.
정말 오랜만에 나는 누구일까라는 철학적인 고민을 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결론은 이 책의 저자인 소림 선생님과 상담시간을 한번 가져볼 생각이다. 상담 전에 일종의 부록처럼 책에 설명하고 있는 인생 설명표를 작성해서 말이다. 최근에 내 인생 5년을 기록해보고 싶다라는 생각때문에 아래 그림의 책을 한 권 구입해서 매일 작성중인데 올해 36이 된 나는 나를 돌아볼 기회가 계속 생긴다. 저자가 이야기한 것 처럼 내 용도를 알아보라는 뜻인가 싶어 신기하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 내 요즘 큰 고민은 풍요속의 빈곤의 감정인데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치료법을 찾고 싶었는데 책을 완독한 지금도 아직 그 방법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하는 긍정적인 생각, 긍정적인 말, 그리고 행동들이 좋은 사람을 부르는 매체가 되어 미래의 어느 시점엔 나도 좋은 파도를 만나 멋지게 서핑하는 서퍼가 되거나 빨간불에 멈춰있지만 좋은 사람들로 인해서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사진출처: https://www.amazon.com/Happiness-Project-One-Sentence-Journal-Five-Year/dp/0307888576/ref=asc_df_0307888576/?tag=hyprod-20&linkCode=df0&hvadid=245369089410&hvpos=&hvnetw=g&hvrand=7247326963022172006&hvpone=&hvptwo=&hvqmt=&hvdev=c&hvdvcmdl=&hvlocint=&hvlocphy=1026278&hvtargid=pla-435609061881&ps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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