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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꿀벌의 예언 1, 2] 책 리뷰

by Aggies '19 202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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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개미라는 책으로 입문을 했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기 싫어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를 수 없이 되뇌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2023년 출간작인 꿀벌의 예언도 그의 상상력에 감탄을 거듭하며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단, 므네모스라고 하는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제외하고 말이다.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를 다짐한 이후로 그리고 또 누군가와 역사 관련 대화를 나눌 때면 역사적 지식이 참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왜냐하면, 르네와 알랙상드르 그 둘의 전생 이야기 자체는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재미있는 영화를 보듯이 시간의 흘렀지만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는 므네모스는 보던 영화를 갑자기 꺼버리는 단절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부분이니 영화에서 갑자기 다큐멘터리로 바뀌어 버린 것 때문에 서체가 건조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적 지식의 부분적 공백은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 검색을 같이해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자명한 배경지식 부족. 물론, 올해 내 목표는 역사 관련 도서 최소 한 권 읽기인데 현재 추세라면 가능할 것 같다.
  소설의 줄거리는 책 제목처럼 꿀벌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이 소재를 전생과 현생 그리고 미래라는 시간프레임으로 나눠 전달하고 있다. 책 초반 꿀벌이 없는 미래를 자세하게 묘사한 부분은 한편으로는 충분히 미래에 일어날 법한 상황이라 섬뜩하기까지 하다. 생태계라는 것은 굉장히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있기에 책에서 예측한 것처럼 어떤 종의 멸종은 단순히 꿀을 구하기 힘들다는 단편적인 결과가 아닌 세계종말까지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요즘 경험하는 이상기후는 현재 어떤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미래엔 어떤 변화를 줄지 궁금하다. 실제로 수분 (受粉)을 담당하는 꿀벌을 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작가가 표현한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사회의 묘사 자체가 현재 진행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한편으론 걱정이다.

  다시 줄거리로 돌아가면 주인공인 르네와 알레상드르는 과거부터 연결된 인연이 현생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과거 성전의 기사였던 그들은 미래의 예언 (현생의 르네와 알렉상드르)을 받아 예언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이 예언서를 아무나 읽지 못하게 암호화하고 숨기고 여러 사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 전생의 둘은 기회가 있지만 예언서를 읽지는 않는다. 나는 이 대목에서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사는 현생은 모르는 미래 또는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사는 재미가 있고 그래서 무언가를 계속 준비하고 하게 되는데 이 모든 걸 다 결정해 놓은 답안지가 있다면 내 삶은 무료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내 선택에 문제가 있을 때 또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라고 고민할 때면 누군가 내 미래를 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역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그 당시의 문제만 해당하니 내가 르네와 알렉상드르처럼 전생에 미래의 예언을 볼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나도 마다하지 않았을까 한다.

  최근에 와이프랑 이야기나눴던 소재이지만 10년 뒤에는 우리는 또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있다. 어릴 때 10년 뒤를 바랄 볼 때는 왠지 부자가 되어있을 것 같고 지금 보다 더 잘살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활기차고 긍정적인 사고가 지배했던 때라고 해야하나? 하지만 이번에 내가 그려본 10년 뒤의 모습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우리 와이프는 이에 반해 지금 보다는 나은 삶을 살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미래를 그리고 있다. 현재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서 공부하고 나 역시도 IT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CrossFit trainer라는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계속해서 발전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아닐까? 돈도 많고 여유도 있다면 돈과 시간을 아끼고 쪼개가면서 이런 일련의 노력들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들도 미래에 발생할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재에서 많은 노력을 한다. 물론, 현재에서 하는 노력이라고 해봐야 화장실 변기뚜껑을 덮고 앉아 퇴행 최면으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 노력의 그 하나하나는 하나의 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연결되어 궁금적으로는 미래의 그 위기를 해결하는 선택들의 집합체가 되었다. 나 역시 아직도 30년은 더 일하고 경제생활의 주체로 살고 있지 않을까? 이전 적장의 돈도 많고 땅도 많은 보스는 70세까지 일했다. 그걸 보면 나 역시도 30년은 훌쩍 넘게 더 일해야 하겠지만 지금 현재 내가 한 선택들이 관 뚜껑 닫히기 전에 모아서 볼 때 후회가 아주 조금은 있지만 대개는 좋은 선택들이었다 하는 것들로 분류될 수 있게 현재를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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