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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책 리뷰

by Aggies '19 2023.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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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초등학교 때 처음 읽었던 책인 것 같은데 그 때의 기억을 곰곰히 돌이켜보면 슬픈 아이의 삶 정도로 기억한다.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 좋은 느낌보다는 슬프고 우울한 느낌의 주인공의 이야기는 독후감을 써내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읽었지 뭔가 큰 인상을 남긴 책은 아니었다.

  서른이 중반이 넘은 지금. 그저 한글로 된 책이 읽고 싶었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우리집 책장에 영어로 된 전공책 사이에 이 책이 있길래 꺼내보았다. 첫 째 아이가 매주 금요일 발레, 재즈댄스 그리고 탭 댄스를 한다. 1시간 30분짜리 번들로 된 수업인데 처음에는 아이만 내려놓고 집에 들렸다가 수업이 끝날즈음 아이를 다시 데리러 갔다. 오며가며 쓰는 기름값과 시간이 아까워 아이를 기다리며 책을 읽었다. 같은 책이지만 20여년이 지나 다시 읽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굉장히 입체적인 해석을 할 수 있었다. 학대를 받고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제제가 슬프게 느껴진다라는 1차원적인 감정이입을 벗어나 해리포터의 해리가 겹쳐보였다.

  해리포터의 마법사의 돌 책과 더불어 영화가 나오던 시점엔 나도 그저 새로운 마법 세계의 판타지에 빠져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접한 해리포터 시리즈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처럼 내게는 학대받는 해리가 눈에 띄였다. 물론, 해리포터에서는 제제가 누나와 형, 그리고 심지어 아버지한테까지 매질을 당하는 내용은 없지만 계단 밑 좁은 공간에서 생활을 하거나 정도만 다를뿐이지 아이에게 학대를 하는 부분은 영화 또는 책에서 볼 수 있다.

  그런 학대의 스트레스와 힘든 감정을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제제는 슈르르까 (나무)와 대화를 하거나 뽀르뚜까와 소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해리포터에서는 마법학교라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그 힘듦을 극복한다. 물론, 해리가 정신적인 학대를 받아서 호그와트라는 마법 세계를 스스로 만들어냈다는게 하나의 가설이긴 하지만 나는 신뢰하는 편이다. 물론, 아이들과 해리포터 영화를 같이 볼때는 마법 세계에 푹 빠져 윙 가르디움 레비오사를 외치긴 하나 진지하게 작가가 주는 메시지를 생각할 때는 그 가설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두 딸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렇지만 제제처럼 아이가 빨리 철이 들었다라고 느껴지게 되면 주변 환경이 녹록치 않다고 생각이 든다. 부모가 너무 엄할 수도 있고 아님 제제처럼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살아야 할 수도 있고 말이다.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다시 말해 나잇값에 맞는 삶을 살면 우리 모두가 웃으며 살 수 있을텐데 요즘에는 메스컴의 부정적인 보도의 부각때문인지 아니면 사회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인지 나잇값에 맞는 삶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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