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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Looking for Alaska] 책 리뷰

by Aggies '19 2022.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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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도 솔직히 잘 못쓰고 뭔가 요약을 해서 내 생각을 곁들이는 글은 더 못쓴다. 필력이라는 것도 근육을 키우는 것과 같이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기를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나는 내 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블로그에 뭔가를 남기는 이유보다는 갑자기 과거에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시점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일종의 스냅샷 역할을 하기에 글을 남긴다. 요즘 특히나 과거에 작성했던 글들을 보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웃음짓게 만드는 상황들이 종종 생긴다. 이 책은 아는 형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 있었는지 물어보다가 추천받은 책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또 한번 블로그를 읽어볼 기회가 생길걸 알기에 짧게나마 책 리뷰를 끄적여 본다.

 

  머릿 속에 남는 주인공은 Pudge(별명, 본명은 Miles), Alaska, Colonel(별명, 본명은 Chip), Takumi, 그리고 Eagle이다. 물론, Pudge의 여자친구인 Lara까지 포함하면 6명. 이들이 기숙 학교에서 벌이는 장난들로 이 소설의 이야기는 채워진다. 길지 않은 소설인데 이 소설은 전반과 후반으로 나뉜다. 주인공 중 한 명인 Alaska가 죽기 전, 후로 나뉜다. 나는 책 초반에 등장하는 Great Perhaps와 Alaska 라는 단어를 합쳐서 기숙학교에 들어간 Miles가 중간에 학교를 나와서 Alaska와 Alaska를 가는 소설인가하는 1차원적인 생각을 했었다. (이런 단순한 상상력만 있으니 글을 못쓰지 ㅎㅎ)

 

  내용을 각설하고 Miles가 플로리다에서 알라바마에 있는 기숙학교로 들어가서 친구들을 사귄다. 연애, 담배, 술, 그리고 섹스라는 주제를 과감하게 저자는 풀어낸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책은 청소년 권장 도서였고, 청소년에게는 다소 과감한 소재들로 인해 미국 내 일부 주(state)에서는 금지당한 책)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이 책은 Alaska의 죽음 전, 후로 나뉘는데 똑똑하고 다소 예측불가능한 성격을 가진 이 주인공은 무엇보다도 가정사로 인한 상처가 존재한다. 그녀가 죽게되는 그 사건도 교통사고인지 자살인지는 명확히 책에는 나오지 않는다. 미궁 속에 빠진 Alaska의 죽음에 대해 주변 친구들이 조사하고 돈독해지는 과정 그리고 Alaska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에서 스스로를 용서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소설의 분위기는 다소 어두운 분위기이다. 죽음이라는 소재의 등장도 있겠지만 청소년기에서 바라보는 삶을 미로라고 비유한다. 이 미로를 빠르게 빠져나가는 방법에 대해 Alaska가 메모해둔 것이 나오는데 소설 속 내용으로만 그 방법을 추론해보면 자살 또는 죽음이 되니 미국 내에서 청소년들에게 이 소설을 금지시킨 이유도 납득이 간다.

  이 역시 소설을 읽은 후 궁금한 부분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인데 소설의 모티브는 저자가 기숙 학교에서 생활하며 경험했었던 일들이다 실제로 한 여학생이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그가 느꼈던 죄책감과 상실감이 소설 내 주인공들을 통해 잘 투영된다. 나 역시 Alaska의 죽음이 표현되는 챕터를 읽을 때는 심장이 떨어지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

  한국 사람인지라 영문으로된 소설을 읽게 되면 뭔가 찝찝하게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5살된 우리 딸이 아빠는 영어를 왜이렇게 못해?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지는 것처럼 영어를 잘 못해서 그렇겠지만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 드는 생각은 결론이 뚜렷하지 않고 묵직한 무언가가 남았다라는 정도. 소설에서 등장하는 단어처럼 인생은 labyrinth인지도 모른다. 빠르게 바로 미로의 벽을 뚫고 나가는 것이 아닌 이리저리 헤매지만 결국은 출구에 가까워지는 그 과정의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전히 묵직한 무언가가 남았다라는 말에서 처럼 무언가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나 역시 미로 속에서 이리저리 헤매고 아직 출구를 찾지 못해서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즉, 물 흐르는 데로 현재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로를 빠져나갈 수 있는 첩경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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