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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일기>/[Life in USA]

최고가 되려면 더 많은 시간을 일해라

by Aggies '19 202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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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복싱선수인 Floyd가 말했던 내용인데 역시 난 번역가가 아닌지라 찰지게 번역이 안된다. 그가 말하기를

"To be the best you have to work overtime"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담아두고 싶은 글귀라 남겨본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첫 직장 다닐때는 열심히 초과근무하고 미국에서 첫 취업했을 때도 집에서 열심히 초과근무하곤 했는데. 한번 시작한 일을 지치지 않고 유지하는건 참 어렵다. 12월 12일 부터는 나도 주 3회 회사로 출근해야 한다. 팀원 구성상 미국 전역에 흩어져있기 때문에 정작 사무실로 출근을 하더라도 팀원을 만날 경우는 없다. 더불어, 개방형 사무실 구조의 공간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개인 노트북과 제공되는 헤드셋을 빼고는 마우스와 키보드는 모두 공유하게 된다. 개방형 사무실에 비어있는 좌석에 앉아서 근무하는건 뭐 상관없는데 마우스와 키보드와 같은 주변장치를 같이 쓰라고 하는게 그리 달갑지 않다. 필요하면 내 키보드와 마우스를 가지고 다니면 되는데 개발자도 아니고 참 새로운 환경을 왜 이렇게 구성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주 3회 출근하는 스케쥴을 소화해야해서 기존에 다니던 Orange Theory Fitness 멤버쉽도 정리를 했다. 한 달전 취소를 알려야 원하는 시점에 멤버쉽 취소가 가능하기에 12/7일이 마지막이다. 나는 크로스핏, OTF, 그리고 F45까지 모두 경험해봤는데 결론은 크로스핏을 따라올 운동강도는 없고 OTF와 F45는 HIIT 운동을 하는 곳이다. 두 가지를 살짝 비교해보자면 OTF는 세션의 절반은 러닝머신을 타고 절반은 HIIT 운동을 한다. 개인마다 세션동안에 사용할 공간을 배정받는 OTF와는 다르게 F45는 HIIT 운동만 진행하고 땀에 절여지는 운동기구를 45분 동안 같이 사용한다. 크로스핏의 기준으로 보면 OTF와 F45에서하는 운동은 강도가 약한 Metcon 운동이라 보면된다. OTF를 3개월 다녀봤는데 땀은 많이 흘리고 운동하는 동안의 쾌감은 있지만 내가 원하는 운동강도를 채우기에는 약하다. 한편으로는 계속 다녀야하는지 여부를 고민하던 찰나였는데 주 3회 출근이라는 좋은 명목이 생겨 과감하게 멤버쉽을 정리했다.

  사설이 길었는데 연말이고 기존에 진행중이던 프로젝트도 정리단계라 업무가 그리 많지 않다. 은행에서 일하는게 기본적으로 규제된 환경안에서 진행하는데 하나의 업무를 진행하려면 온갖 결제 라인과 paper work이 산더미다. 그래서 진행도 느리고 사람의 인력의 전환 (퇴사 또는 팀 이동)이 너무 빈번해서 잘 정돈된 문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온갖곳에 이메일을 돌려가며 하나하나 물어야하고 또 그 이메일의 일부는 답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업무가 돌아가고 일이 진행되는지 신기할 정도이다. 올해 2월에 생긴 팀이라 업무의 정립도 잘 안되어있는 상태이다. 팀원 대다수는 Spulnk쪽 관련 일을 하는 data engineer들이다. 나혼자 network automaton engineer라는 타이틀 (최근 SW engineer로 타이틀이 바뀌었지만)을 갖고 업무에 임하다 보니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내 업무다라고 하는게 아직은 없다. 물론, 이 상태를 잘 즐기면 되는데 한편으로는 이건 내 업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없는게 다소 짜증난다 (그냥 쉬면 되나?). 더불어, 나는 HR과 첫 단추가 참 잘못 맞춰진 사람인데 HR이 일하는걸 보면 그 회사의 문화를 알 수 있다라는 말이 딱 맞다. 최근 내 타이틀이 Technology Manager에서 Software Engineer II로 바뀌었다. 물론, 어떤 알림도 받지 못했다. 팀장에게 이 부분을 어필하니 새롭게 job group을 구성해서 보다 커리어 발전을 위해서 등등. 그냥 씨나락 까먹는 소리이다.

  내가 가진 성격이 한번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그걸 돌린 경우가 거의 없는데 딱 지금이 그렇다. 한번 아니다라고 생각을 하니 회사의 모든 부분이 짜증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지금은 와이프의 조언을 받아들여 내 커리어를 위해서가 아닌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텍사스로 이사왔다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중이다. 아무튼 올해는 이렇게 무탈하고 조용히 넘어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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