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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일기>/[Life in USA]

열심히 하기 vs 잘하기

by Aggies '19 2022.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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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사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집을 보는 눈, 공과 사의 구분의 중요성 (나는 realtor와 트러블이 조금 있었다), 그리고 열심히 살면 추가적으로 집을 구매할 수도 있겠다라는 자신감. 내 집을 장만하지 벌써 6개월이 흘렀다. 내 집을 장만해서 지내다 보니 집 내/외부를 꾸미고 싶다는 욕심이 와이프에게 많이 들었던 모양이다. 비용도 많이 들고 우리가 하려는 landscaping과 hardscaping 뿐만이 아니고 모든 contractor들은 갑의 태도가 싫었던 우리는 DIY로 paver 및 fire pit을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넷으로 자료도 조사하고 비용도 알아보며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린 작업자가 옆 집에 비슷한 형태의 작업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옆집 주민이 이사온지 두 달정도 흘렀는데 이렇게 빨리 계약을 하고 일을 진행하는게 신기하여 옆집 주민 Donna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물어보았다.

  첫 째는 받아본 quote가 다른 contracotr들에 비해서 굉장히 저렴했고, 둘 째는 일을 하고자 하는 열정이 보였다고 한다. 가격이 얼마나 저렴했길래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해서 살짝 돌려서 물어보았는데 총 4곳 중 3곳은 double digit ($10,000 이상)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더불어, 가장 빠른 시공 가능 일짜가 4-6개월 뒤라고 해서 이 젊은 친구를 고용했다고 한다. 이에 솔깃한 우리는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quote를 달라고 요청했다. 무엇보다 DIY를 망설였던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회색빛깔 paver는 구할 수가 없다는 것. Quote를 요청하면서 이에 대해 물었는데 본인은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어쨌든 우리가 생각하는 가격의 범위내에 quote를 받았고 Donna가 말한데로 젊은 친구가 정말 일하고 싶은 열정이 넘쳤기에 그 친구에게 일을 맡겼다.

  나는 미국의 일명 빅테크 회사에서 일하지 않는다. 두 달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지금은 의료기기 제조업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항상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 어떤게 더 중요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당연히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는 빅테크에서는 나같은 범(凡)인이라면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며 더불어 잘해야 도태되지 않는다. 물론, 솔직한 심정은 경쟁적인 구조에서 받는 압박을 내가 이겨내며 즐겁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아니요라는 답변이 바로 나올 걸 알기에 지원했던 지원서를 철회한 기억이 있다. 이번 우리집 landscaping/hardscapaing을 위해 고용한 이 어린 친구 (18살 부터 해당 사업을 시작)를 보면서 역시 미국은 아직도 열심히 하면 굶어죽지는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contractor와는 다르게 거의 혼자서 일을 하고 있는 이 친구는 의사 결정도 빠르고 남들처럼 4-6개월 이후에 일이 가능해요라는 답변이 아닌 최대한 스케쥴을 맞춰보려는 노력에 대단하다고 느꼈다. 물론, 본인이 사장이자 작업자이기에 많이 할 수록 좋은 것이나 요즘 일 하는 사람들의 갑의 마인드와는 다른 이 친구의 태도와 적정한 가격은 지갑이 쉽게 열리게 만들었다.

  회사를 이직해보고 더 많이 느끼는 부분이지만 나는 용의 꼬리가 되는 것보다 뱀의 버리가 머리가 되려는 성격이다. 작은 팀이지만 발빠르게 움직이며 윗 사람이 원하는 needs를 맞춰 내 커리어를 발전시키는게 참 즐겁다. 결론은 미국에서는 열심히만 해도 중간이상은 간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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