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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일기>/[Life in USA]

아이가 공식적으로 학교를 다닌지 100일째

by Aggies '19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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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날씨인데 여기에 비까지 내리는 텍사스 날씨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약간 진눈깨비가 유리창에 떨어지는데 꽤나 운치있다. 살짝 살얼음이 얼어 창문을 때리는 소리가 꽤나 듣기 좋다. 요즘 내 마음이 평안하다는 뜻인지도. 이번주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다닌지 100일을 축하하는 이벤트가 있다. K학년에 있으니 엄밀히 말하면 공식교육을 받은지 100일 되는 날을 축하하는 셈. 재미있는 행사를 위해서 아이들에게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 코스튬을 입고 등교하게 만들었다. 어제 아마존으로 주문한 코스튬이 도착해 입어보았는데 참 귀엽고 기특했다.

  집에서 일하는 날은 일하는 시간 잠시 짬을 내어 아이를 데리러 간다. 집에서 내 걷은 속도로는 7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아이랑 같이 보폭을 맞춰 걸으면 곱절이 걸리기는 하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주저리 주저리하면서 오면 어느새 집에 도착하곤 한다. 요즘엔 스쿠터를 들고 아이를 데리러 간다. 혼자서 발로 슝슝 스쿠터를 몰아서 집에 갈것 같지만 자세히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나 아주 기억에 날만한 이벤트들은 가끔 먼저 이야기해준다. 근데 내 성격을 많이 닮아서 그렇게 애교가 많고 살갑지는 않다. 뇌리에 박힐만큼 기분이 나쁜 상황이거나 너무 좋은 상황이 아니면 물어봐도 이야기를 잘 해주지 않는다. 그래도 한국의 직장생활과 비교하면 아이를 학교에 데리러 갈 수 있다는 시간이 있다는건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내 회사 생활은 작년 8월인 시작점과 달리고 있는 현재도 다른건 없다. 업무는 여전히 내가 잘하고 자신있는 업무와는 동떨어진 업무를 수행한다. 왜 이런 업무만 주는지에 대한 분노 회사를 괜히 이직했다는 후회를 넘어서 이제는 상황에 순응을 하고 일을 하는데 역시 원효대사의 이야기처럼 해골물인지 목이 타서 갈증을 해소해주는 물인지는 내가 상황을 보기에 따라 다르다. 다들 하기 꺼려하는 일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걸 내가 도맡아서 하고 있다. 팀장 입장에서는 누군가 리드 해주기를 바랬던 눈치인데 내가 총대를 메니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더불어, 한동안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진전이 없어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었는데 내가 운좋게 필요한 내부 자료를 찾은 이후에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더불어 해당 업무 현황을 관리하는 파일을 손수 만들어 보고서로 제출했는데 팀장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말로 곱게 표현하면 상황에 순응하는 건데 이걸 더 맛깔나게 표현하는 영어 표현은 "Suck it up"이다. 내가 잘하는 일을 잘하는것도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회사에서 팀에서 필요한 일을 잘하는것이 더 우수하게 평가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결론은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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