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회사에서 부여된 각종 트레이닝과 내가 해야할 업무들을 파악하느라고 정말 빨리 시간이 지나갔다. 솔직히 말하면 멘붕에 한 주를 보냈다. 이직을 왜 했을까에 대한 후회와 30%의 연봉 인상을 빼고는 전 직장이 좋게 느껴졌다라고나 할까? 대충은 예상했었지만 운영되고 있는 네트워크는 개선해야 할 부분들 투성이다. 솔직히, 나도 from the scratch부터 네트워크를 디자인해본 경험은 없다. 더불어 팀 내에서 난 유일한 network engineer가 되었다. 나를 interview 봤던 Sr. architect는 내가 offer를 수락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직을 준비했던 것 같다. 무튼 그는 이번주가 마지막이다. 개선이 필요한 네트워크 구조부터 예상치 않았던 팀 구성의 변경까지 지난주는 뒤통수를 정말 세게 맞았다.
지난 한 주 정말 스스로에 대한 짜증과 스스로에 대한 욕과 나는 올바른 이직 선택을 한 것까지 부정적인 기운과 vibe는 나 스스로를 꽤나 힘들게 만들었다. 우리 어머니가 항상 하시는 말처럼 이미 결정된 것을 바꿀 수 없다면 물 흐르듯이 살면된다. 그리고 우리 와이프가 조언했던 것 처럼 오빠는 잘할거야라는 말들이 지난 주까지는 정말 귀에 들리지 않았다. 아니면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주말 동안 부정적인 감정을 배제한채 어떻게 내가 더 일을 잘 할 수 있고 기여할 수 있을까만 고민해보니 오늘 출근길은 정말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정말 석사 마지막 학기에 어렵게 UF Health에 취업해 출근하던 그 기분이라고나 할까?
오히려 곰곰히 생각해보면 Meant to be의 직장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30%의 인상전에도 적게받는 연봉은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집을 구매한 가격이 우리의 budget을 좀 넘어서 이래저래 고민을 하던 찰나에 높은 연봉 인상률과 함께 이직을 하게 되었다. 또, 새로운 회사의 근무시간이 8-5로 바뀌게 되어서 아이를 학교에 drop off하고 출근하면 딱 맞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가 가능하게 되어서 새벽 6시에 운동을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 정말 감정을 배제하고 냉정하게 주어진 환경의 사실만으로 보면 Work & Life balance의 측면과 함께 다른 모든 부분으로 봐도 새로운 직장이 더 좋다. 특히 내가 큰 위안을 삼고 기대감을 갖고 있는 부분은 내 기술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 UF Health에서 내 role은 network automation + routing switching이었다. 그러하다 보니 Wireless나 AAA와 같은 다른 영역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고 이미 이를 담당하는 Sr. Engineer가 있었다. Shadowing을 통해서 얻을 수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한계가 느껴졌던 것이 사실인데 새로운 곳에서 내가 맡은 "공식" 프로젝트는 Cisco ISE 구축이다. 오래전에 Funding approval이 났다는데 왜 아직도 안하고 있었을까하는 궁금증이 있지만 역시 나만 놓고 본다면 내게 meant to be직장이다.
LG Uplus의 사직서를 던질시점 나는 4.5년 근무를 했었고, UF Health는 꽉 채운 2년 그리고 이번 직장은? 내 계획은 우선 3년 정도를 보고있다. 올해는 ISE 구축과 무선 환경의 통합 그리고 구축되어있는 현재 switch들 clean up을 하면 한 해가 갈 것 같다. 기술이라는게 매년 발전하고 새로운 것이 나오기에 항상 해야할 일이 생기지만 미국에서 이직도 한번 해보니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내가 갖고있는 expertise가 무엇인지 잘 마케팅하고 그 것을 써먹을 수 있겠다하면 이직이 되는 것이니 주어진 환경에 대해서 불평 불만하기 보다는 주어진 것을 잘 이용하면 되지싶다. 지금은 이렇게 담담하게 내 계획과 생각들을 그려보지만 참 지난 주만 해도 표현하지 못하는 이 갑갑함과 답답함이 나를 참 좀먹었다. 아무튼, 새롭게 주어진 환경에서 또 한번 outperform하는 미래의 내 모습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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